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2014년 1월9일 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 소송의 최종 선고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하나된 힘으로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1심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회원분들께서 집행부를 믿고 기다리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덕입니다. 승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은 여러 회원들과 연구자들,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 승리는 기나긴 전투의 서막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우리 한의약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진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식약처에 의해 항소심이 제기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협회는 항소심도 대비하고, 향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자세한 분석을 하는 중입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라서 균형을 잡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원분들께도 보고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자세한 전략과 자료 준비는 차근차근 전문가 회의와 부처 회의, 연구과제 등을 통해서 진행하며 회원들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 소송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에서 받은 판결의 분석과 향후 대응에 관한 부분은 별도 자료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고시 무효 확인 소송의 주문은 ‘이 사건 고시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것으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식약처는 이 사건 고시에 의하여 의약품을 품목 허가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법원이 이 사건 고시의 위법사유로 지적한 내용을 보완하지 않은 채 동일한 고시를 제정할 수 없습니다.

생약제제의 문제와 천연물신약은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였습니다. 천연물신약 정책은 한의사를 배제한 채 1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협회는 이 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도, 확실한 대책도 없이 방관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2011년 이후 많은 한약처방이 천연물신약으로 둔갑하여 양방 전문의약품으로 등재되는 상황이 되고나서야 일반회원들의 치열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비대위가 만들어졌으며 우리 전 회원들의 단합된 투쟁으로 오늘의 승리를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소송 한 번으로 모두 정상화 되리라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이번 고시 무효 소송의 승소를 통해 우리 한의사들이 논의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으며 천연물신약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한의사들은 입법 활동, 학문 연구 등 모든 방면에서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소송의 결과 우리들은 최고의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볼 수 있고, 본격적인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총력을 기울여 나아가야 할 지금, 우리의 승리로 손해를 볼 외부세력들이 우리 한의계를 흔들기 위해 소송의 결과를 폄하하거나 재판부의 의도를 왜곡하더라도 흔들리지 맙시다!

또한 우리 승리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판결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부 회원들께 당부드립니다. 우리 한의사들에게 천연물신약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길고 긴 싸움의 시작에서 어떻게 우리 회원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승리를 패배로 인식하는 억지 주장으로 한의계가 힘을 모으지 못한다면 이번 소송에서 얻어낸 승리는 무의미해 질 것입니다. 승리적 관점으로 회원 모두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한의사 회원들의 단합된 힘과 굳건한 의지로 승리를 확대하고 발전시켜 한의약 발전의 초석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 한의사 회원들은 하나로 뭉쳐 새로운 고시 제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한약제제, 한방원리 등의 개념을 명확히 하여,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은 한의사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한의사들이 양질의 한약제제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며,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세계 한약제제 시장에 한의계가 뒤쳐짐 없이 뛰어들 수 있도록 회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험난한 싸움의 과정에서 회원들과 함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1.22.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필건 배상